초양도 드라이브와 삼천포대교 노을, 그리고 샤브샤브 저녁 식사 코스
10월의 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주말, 남해와 사천 사이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삼천포대교 근처를 찾았습니다. 이 일대는 늑도와 초양도가 나란히 자리한 섬 구간으로, 다리를 건너며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삼천포대교를 향해 차를 몰다 보면 창문 너머로 바다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다리 초입에서부터 시작되는 그 풍경은 늘 봐도 신기합니다. 바다 위로 길게 뻗은 교각, 양쪽으로 펼쳐진 수평선, 그리고 그 위로 떨어지는 노을빛이 겹쳐져 있습니다.

삼천포대교는 사천과 남해를 잇는 다리로, 일몰 시간에 보면 정말 예쁩니다. 붉은 햇살이 바다 위를 비추며 다리 기둥에 반사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반짝이는 물결이 따라 움직입니다. 차를 잠시 세워두고 다리를 바라봤습니다. 지나가는 차량 불빛이 줄지어 이어지고, 다리 아래로는 잔잔한 물결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 초양도 방향으로 천천히 들어갔습니다. 초양도는 차로 바로 진입이 가능한 섬이라 접근이 편합니다. 들어가는 길이 좁긴 하지만 양옆으로 펼쳐진 바다 덕분에 답답하진 않습니다. 초양도 입구 근처에는 작은 공원과 산책로가 있어서, 잠깐 걷기에도 좋습니다.

케이블카 탑승장은 바로 옆쪽에 있지만, 이번에는 타지 않고 그냥 그 근처를 지나며 풍경만 즐겼습니다. 케이블카가 바다 위를 천천히 오가는 모습을 멀리서 보면, 하늘과 바다 사이를 잇는 선처럼 보여서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초양도 앞바다는 의외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이 근처 해역이 바로 ‘상괭이(한국 토종 돌고래)’가 자주 나타나는 구역입니다. 사천만과 초양도, 그리고 실안 앞바다는 예전부터 상괭이 출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해안도로를 달리다 멀리서 물 위로 솟는 등을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역 어민들도 봄과 가을에 자주 목격한다고 합니다. 상괭이는 소리 없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잠시 머물고 사라지는 습성이 있어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순간이 꽤 신비롭습니다. 이번엔 직접 보진 못했지만, 바람이 잔잔한 날이면 종종 목격된다고 하니 다음에 기대를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초양도를 나와 삼천포대교를 건너면 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는 포인트가 나옵니다. 그 자리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습니다. 해가 거의 다 지고 난 뒤라 하늘은 보랏빛과 주황빛이 섞여 있었고, 다리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다 위에 불빛이 반사돼 일렁이는 모습은 사천을 대표하는 풍경이라 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해가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바라봤습니다.
해가 진 뒤에는 근처에서 저녁 식사할 곳을 찾았습니다 검색해보니 샤브샤브 전문점이 있어서 찾아갔습니다 식당 내부는 조용했고, 다양한 반찬과 질좋은 한우가 나왔습니다

대표 메뉴는 해물 샤브샤브와 한우 샤브샤브였습니다. 고기 질이 괜찮았고, 국물은 해물 베이스라 깔끔했습니다. 미나리, 버섯, 배추가 함께 들어가 채소 향이 잘 어울렸습니다. 조용히 앉아 국물 한 입 먹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천은 예전엔 그저 지나가는 도시로만 생각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삼천포대교와 초양도는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코스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고, 노을과 야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이 좋았습니다. 다음번엔 날씨가 더 맑을 때 다시 와서, 같은 자리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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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정
주소: 경남 사천시 초양길 120 (초양도 입구 근처)
영업시간: 11:0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대표메뉴: 해물 샤브샤브, 한우 샤브샤브
주차: 전용 주차장 있음
인근 명소: 삼천포대교, 초양도, 사천바다케이블카 초양정류장
노을, 바다, 그리고 따뜻한 샤브샤브 한 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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